posted by 케이건 2017. 8. 30. 15:03

※ 순서는 무작위. 번호는 순위가 아님 ※


 1. 민첩동작(agility action) 추가

스토리 설정상 47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강화된 복제인간인 데다가 어려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월드클래스 암살자라서 샘 피셔(스플린터 셀 주인공) 못잖게 파쿠르를 할 수 있는 능력자이지만, 정작 히트맨 시리즈에는 그 흔한 점프키가 없어서(...) 이런 설정을 확 와닿게 할 만한 장면이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물론 블러드 머니에서도 발코니 난간 사이를 점프로 뛰어넘고, 배수관을 타고 여러 층을 오르내리며, 건물 외벽의 튀어나온 부분에 바짝 붙어서 이동하는 등 현실에서는 위험해서 따라하기 힘든 동작들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아주 흔한 편은 아니었고, 배수관처럼 티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겉으로 봐서는 이런 특수동작을 할 수 있는 지점인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 2016에서는 낮은 장애물은 뛰어넘고(vault), 높이차가 적은 곳은 뛰어내리거나 가장자리에 매달려서 내려갈 수 있으며(climb down), 난간에 매달려서(hang) 이동하는 구간도 상당히 많아졌다. 게다가 지형지물에 상호작용 가능한 조작키를 보여주는 옵션을 켜놓으면 어디서 어떻게 이동할 수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설령 지근거리가 아니라서 조작키 힌트가 안 보이더라도 일정범위 이내라면 본능(instinct)으로 특수이동이 가능한 지형인지 알아볼 수 있다. 사실 이런 힌트가 없더라도 몇번 플레이해보면 웬만한 지형지물은 어떻게 이동해서 지나갈 수 있는지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배수관이야 말할 것도 없고, 매달리거나 벽에 바짝 붙어서 이동하는 부류의 구조물은 딱 봐도 티나게 되어 있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

+) 덧. 민첩동작과 별개로 벽이나 장애물 등에 바짝 붙어 엄폐(cover)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은 앱솔루션부터 도입됐다.


 2. 본능(instinct)모드 및 의심 시스템 개편

본능모드는 앱솔루션에서 추가된 기능으로, 2016에서의 본능모드는 엄밀히 따지면 앱솔루션의 본능모드보다 너프된 부분이 있다. 우선 NPC의 이동경로를 예측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삭제됐고, 각종 NPC 복장으로 변장했을 때 동일 직종 NPC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의 회피동작도 삭제됐다. 반면 개선된 부분도 있는데 일단 본능모드가 더 이상 게이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앱솔루션에서는 NPC들을 죽이거나 제압하는 식으로 게이지를 채워야 쓸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 또한 NPC의 시선을 회피하는 동작이 삭제된 것은 NPC의 의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이기도 한데, 앱솔루션의 의심 시스템은 해당 복장을 입는 직종의 '모든' NPC가 다 47을 의심하는(...) 반면, 2016에서는 인포서(enforcer)라 불리는 일종의 '상급자'들(머리 위의 흰 원으로 마킹된 NPC들)만 자신들과 관련된 복장을 의심하도록 바뀌었다. 그리고 인포서의 배치 자체도 어느 정도 상식적으로 돼 있어서, 가령 타겟 등 VIP가 머무는 공간의 길목을 지키거나 곁에서 밀착경호하는 경호원들 중에는 당연히 경호팀장같은 직책이 있을 테니 47처럼 낯선 자가 자기 팀원 행세를 하면 의심할 것이다. 또한 타겟이 인포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타겟 본인이 직접 고용한 인력들의 얼굴을 기억한다는 설정으로 이해하면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하다. 다만 이런 인포서들 중에는 게임의 난이도 조정을 위해 좀 뜬금없게 배치된 경우도 있으며, 무단침입/민간인의 무기 소지/시체끌기같은 적대행동 중에는 직종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NPC가 인포서 겸 목격자가 되기 때문에 인포서 역할이 완전히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당장 복장별(직업별)로 분리된 의심 시스템 덕택에 A복장으로 어그로를 끌어도 안 들키고 B복장으로 새로 변장하면 얼굴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이상 의심 단계가 낮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구역 자체가 완전히 배타적인 곳은 어떤 복장으로 들어가도 무단침입 판정이나 심하면 적대구역(hostile area) 판정이 뜨기 때문에 아예 NPC들 눈에 안 띄는 게 안전하다.

+) 덧. 앱솔루션에서는 스플린터 셀의 샘 피셔처럼 다수의 적을 마킹한 뒤 고속사격으로 연속 처치하는 기능이 있었는데, 이 기능도 2016으로 넘어오면서 삭제됐다. 총격전 위주로 플레이할 때 아쉬워지는 부분.


 3. 자유도가 높아진 세이브기능

블러드 머니에서는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미션당 7회의 세이브 제한이 있었고, 그나마도 미션 도중에 나가버리면 아무리 잘 해놓은 세이브라도 그대로 날려먹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게다가 앱솔루션에서는 스퀘어에닉스가 미쳤는지(...) 가당찮은 체크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바람에 사실상 게임 자체를 망친 셈이 됐다(...)[각주:1]. 하지만 2016에서는 보통 난이도에서 세이브횟수 제한이 없고(프로페셔널 난이도는 미션당 1회), 자동세이브도 지원된다(프로페셔널은 미지원). 체크포인트처럼 특정 위치에 가야만 세이브 가능한 식의 제약도 없고, 당연히 게임 껐다 켜도 세이브파일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 다만 세이브기능은 일반적인 미션모드에서만 가능하고, 컨트랙츠모드/에스컬레이션모드/일루시브 타겟은 세이브가 불가능하다[각주:2]. 그리고 세이브'횟수'는 제한이 없지만 세이브'슬롯'은 수동세이브 8개 + 자동세이브 8개로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 세이브슬롯 제목같은 걸 따로 지정할 수도 없다. 그래도 히트맨 시리즈 역대 최고수준의 세이브 자유도임은 틀림없다[각주:3].


 4. 다이애나 번우드 비중 증가

시리즈 개근 캐릭터이자 47의 가장 가깝고 중요한 동료인 다이애나의 비중이 확 늘어났다. 암살기회(opportunity) 가이드 덕분에 설명충 수준으로 대사가 많아진 데다가 시네마틱 컷신에서는 얼굴도 또렷하게 나온다! 당연히 스토리상의 비중도 블러드 머니나 앱솔루션 때보다 더욱 늘어났으며 2018년 발매될 시즌 2에서 ICA의 적대조직 프로비던스(Providence)를 상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각주:4].


 5. 암살기회(opportunity) 가이드 시스템 추가

히트맨 시리즈는 진입장벽이 꽤 높은 편이었고, 그래서 앱솔루션에서 그걸 낮추려는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영 좋지 않았다(...). 그러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2016에서 도입된 것이 암살기회 가이드 시스템으로, 각종 암살방법을 실행하기 위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따라할 수 있는 길잡이 기능이다. NPC들의 대화를 엿들어서 관련정보(intel)를 얻고, 그 정보를 토대로 필요한 아이템이나 연관된 구조물 등을 파악하고, 타겟 및 주변인물의 동선에 변수를 가하고, 최종적으로 암살방법을 실행하고 도전과제를 달성하는 그 모든 과정을 아이콘과 자막, 다이애나의 설명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물론 프로페셔널 난이도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보통 난이도에서도 원하지 않으면 암살기회 기능을 끌 수 있다. 저격, 교살, 독살, 사고사같은 시리즈 전통의 암살방법은 암살기회 가이드 없이도 도전할 만하지만[각주:5] 일부 도전과제는 시리즈 올드팬들조차 암살기회를 모르면 기본적인 실마리부터 못 잡고 헤맬 수 있어서[각주:6] 게이머의 자존심(...)과는 별개로 암살기회 가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좋다. 2016에서 도전과제 달성은 상급 무기와 미션 시작장소, ICA 밀반입장소 해금을 위한 필수요소이기 때문에...[각주:7] (그리고 스팀 도전과제에도 각 에피소드별 암살기회를 전부 클리어해야 하는 과제가 에피소드마다 있다)


 6. 에피소드별 기본 복장 추가

47의 시그니처 수트라 불리는 검은 정장 + 빨간 넥타이 조합은 히트맨 시리즈를 상징하는 멋진 복장이지만, 다양한 기후의 나라들을 돌아다니는 47의 '근무환경'을 고려했을 때 어색한 면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2016에서는 각 에피소드별 기본 복장이 추가됐다. 예를 들어 첫 에피소드인 파리에서는 이아고(IAGO)의 패션쇼 + 비밀경매에 참석하는 손님이라 턱시도 정장을 입을 수 있고, 따뜻한 기후인 이탈리아 사피엔자나 태국 방콕에서는 간편한 복장으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뒤가 구린 고급 병원에 위장입원해야 하는 에피소드 6 홋카이도에서는 VIP 환자복을 입고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에피소드별 기본 복장은 기본적으로 다른 에피소드에서 입을 수 없으나, 일루시브 타겟(기간한정 타겟) 미션들을 통해서 다른 에피소드에도 입고 갈 수 있는 버전을 별도로 해금할 수 있다. 일루시브 타겟 미션 보상 중에는 앱솔루션 등 전작에서 47이 입었던 복장을 재현한 것들도 있으니 꼭 도전해보자.


 7. 가발 추가 (...)

그 동안 47이 수많은 남자 NPC들의 옷을 빼앗거나 훔쳐 입으면서 모자를 쓰는 경우는 곧잘 있었지만, 모자가 없는 옷을 입으면 '뒤통수에 바코드 문신이 있어서 누가 봐도 수상한 대머리 아저씨(...)'라는 외모적 특징을 가릴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2016의 에피소드 6 홋카이도 미션에서 GAMA병원의 원장(Director)인 나카무라 아키라(Akira Nakamura)로 위장할 때 원장의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이 등장함으로써 '가발을 쓴 NPC' 설정이 추가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에피소드 2 사피엔자의 두번째 보너스 미션 'Landslide', DLC '최초 감염자(Patient Zero)'의 사피엔자 미션 '작가(The Author)'에서도 살바토레 브라부오모(Salvatore Bravuomo)라는 변호사로 위장하면 가발을 쓴 47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47이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 이단 헌트처럼 적절한 가발을 따로 챙겨서 잠입한다거나 하는 요소는 없지만 '모자 or 대머리'라는 양극화(...)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깨알같은 개선요소라고 평가하고 싶다(...).

+) 덧. GOTY 에디션에서 미션 시작할 때 입을 수 있는 기본 복장 3종이 추가되는데, 그 중에 광대 복장을 선택하면 빨간 아프로 헤어 가발을 쓴다. 2016에서 독보적으로 튀는 복장 넘버원이라 할 만하다(...).


 8. 탄약종류 통폐합

이건 하드코어한 도전이나 현실감을 중시하는 취향의 팬들에게는 마이너스일 수도 있지만 신입 게이머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장점도 있는 부분인데, 총기류 5종(권총, SMG, 샷건, 돌격소총, 저격총)에 쓰이는 탄약종류가 중구난방(?)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각 총기종류별로 통폐합됐다. 그러니까 권총은 권총끼리, 돌격소총은 돌격소총끼리 탄약이 다 호환된다는 얘기. 전작에선 47과 NPC가 원본이 같은 총을 쓰더라도 탄종이 서로 사맛디 아니하여 탄약보급에 애로사항이 넘쳐났는데 이제는 그럴 걱정이 없다. 방콕처럼 권총 사용률이 높은 맵에서는 실버볼러로 헤드샷 뿜뿜 하다가 적들이 흘린 권총 주워서 탄약 채우면 되고[각주:8] 마라케시나 콜로라도처럼 도처에 돌격소총으로 무장한 인원이 깔려 있는 맵에서는 ICA 지급품을 밀반입하든 현장에서 노획하든 돌격소총 들고 적당한 장소에 짱박혀서 농성하면 된다[각주:9]. 다만 저격총은 이 통폐합의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 적들이 저격총을 안 쓰기 때문(...). 물론 돌격소총과의 차별화와 난이도 밸런스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한 거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시즌 2에서는 배치템이든 적 저격수든 추가되길 기대해보자.



※ 작성 및 수정 중 ※

  1. 체크포인트 위치 자체도 게이머들을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세이브 후 로드해보면 기껏 암살/제압한 NPC들이 전부 되살아난다(...). 심지어 이게 버그가 아니라 의도된 기능제약이다! [본문으로]
  2. 일루시브 타겟은 한 술 더 떠서 '기간한정' 미션인 데다가 도전횟수도 미션당 '단 1회'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다시는 플레이할 수 없다. [본문으로]
  3. 특히 도전과제 개수가 앱솔루션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진 2016 특성상 챕터별 반복플레이를 눈물나게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많은 도전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로 세이브해놓고 도전과제를 달성할 때마다 로드해서 다른 도전과제로 넘어가는 과정을 반복하면 마스터리 레벨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본문으로]
  4. (스포일러) 2016의 엔딩에서 프로비던스의 간부가 디이애나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다이애나가 이를 분명하게 거절하지 않은 채 끝나는데, 2018년 11월에 발매될 히트맨 2 (2018)에서는 실제로 프로비던스와 거래해서 프로비던스와 적대관계인 '그림자 의뢰인(Shadow Client)' 측 인물들을 제거하게 된다. [본문으로]
  5. 이것도 일부 암살방법 도전과제는 특정한 방법으로 달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본문으로]
  6. 어떤 도전과제들은 아예 아무 설명 없이 달랑 'redacted'라고만 되어 있다. 쉽게 말해 '안알랴줌'(...). 물론 인터넷 검색 조금만 해보면 공략방법 자체는 많이 나와 있다. [본문으로]
  7. 특히 에피소드 6 홋카이도 미션은 가마(GAMA) 병원의 보안이 철통같다는 설정 때문에 기본루트로 시작하면 환자 코스프레로 위장입원한 47이 어떤 무기나 도구도 반입할 수 없다(!).마스터리 만렙(20) 찍어야 정상적으로 시작템 슬롯이 해금되기 때문에 부지런히 도전과제들을 깨야 한다. 물론 레벨업하다 보면 중간중간 시작장소와 밀반입장소가 해금되긴 한다. [본문으로]
  8. 물론 반드시 실버볼러만 쓸 필요는 없고 어느 정도 성능이 되면서 취향에 맞는 권총을 고르면 된다. 풀오토 난사를 하고 싶으면 F/A가 붙은 권총을 고르면 되는 식. 물론 재장전 자체가 불가능한 커스텀 5mm 권총은 예외. [본문으로]
  9. 여담으로 ICA 수집총기 중에 러시아 AK 계열로 보이는 RS-15가 있는데, 희한하게도 미국 AR-15 계열 소총들과 탄약이 호환된다(!?). 다만 냉전 종식 이후에는 AK 계열에도 5.56mm NATO탄을 쓰는 파생모델이 여럿 생겼기 때문에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RS-15라는 모델명 자체도 AK47보다는 AR-15와의 연관성이 더 커보이고... [본문으로]